2009년 7월 20일 월요일

[다큐] EBS 다큐프라임 "8주간의 기적" (부부클리닉?)

EBS 다큐프라임 "8주간의 기적"
종류: 다큐멘터리
방송: 1부: 부부, 무촌과 일촌사이 (2009/03/23)
2부: 부부, 그 관계의 비밀 (2009/03/24)
연출: 김현
조연출: 김태중
글,구성: 김유정
자료: 최빛나

추천: 1. 서로 사랑의 감정은 남아있으나 맨날 싸움만 하는 연인/부부.
         2. 최근 싸움으로 어색해진 연인/부부.
         3. 결혼을 앞둔 예비 부부.

당신은 배우자/애인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는가?

이 다큐멘터리는 이혼 직전까지 도달한 도달한 두 부부가 8주간의 동반 심리 상담을 받고나서
부부 관계를 회복해 나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1. 결혼 17년차 부부
결혼 17년차 부부는 남편이 장모의 보증을 섰다가 잘못되어 그것이 부부싸움으로 이어졌고,
그 부부싸움의 영향을 받은 딸이 정신 장애를 겪게 되면서 그것이 심화된 상황이다.

남편은 보증문제가 있었을 때, 자신을 위로해주지 못하고 장모편을 들었던 그 때부터
아내를 인생을 같이 헤쳐나갈 동반자로 인정하지 않고 마음을 닫아버렸다.
특히, 과거 우등생이었던 남편은 딸의 정신장애를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
아내는 남편의 가시돋힌 말과 딸의 정신장애를 자신의 탓으로 돌리는 말투 탓에
마음의 상처가 곪을대로 곪은 상황이었다.
부부는 서로 사이가 안좋을 무렵 성장기였던 딸에게 제대로 신경써주지 못했고,
의지할 데가 없었던 은 여린 마음과 당시 어린 나이가 결합되어 과잉행동성 장애를 보인다.

부부는 상담과정을 통해 서로의 마음을 털어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남편은 아내와 딸의 상처를 자신의 다혈질과 가시돋힌 말을 자제하게 되었고,
위압적인 가장의 모습을 버림으로서 가정의 행복을 가져왔다.

결국 이 부부가 필요했던 것은 솔직한 대화와 이해였다.

2. 결혼 3년차 부부
결혼 3년차 부부는 신혼임에도 불구하고 집안에선 차가운 냉기가 흐른다.
서로 눈을 마주치며 대화를 하지도 않고,
대화 자체가 적을 뿐만 아니라 그 적은 대화속에서 뼈있는 얘기들이 오갔다.

남편은 대학 문제로 큰 실의에 빠져있을 때도 가족으로부터 따뜻한 말 한마디 받지 못했다.
항상 집안은 심각한 분위기로 흘러갔고, 결국 부모는 이혼에 이르렀다.
남편은 이런 심각한 분위기가 결혼을 경직된 것으로 만든다고 믿었고,
항상 집안 분위기를 가볍게 하려고 노력했다.
아내는 어린시절 아버지의 사업실패로 모든 밥벌이를 책임져야했던 어머니의 모습과
그런 어머니를 모질게 대하던 아버지의 모습을 보고 자랐다.
맞벌이 부부지만, 집안일, 특히 육아문제로 인해 아내는 남편에게 불만이 많았고,
너무 가벼운 성격을 유치하다고 생각했다.

상담 3주차에 이르자 서로의 단점이 부각되기 시작하면서 대화 자체가 아예 사라졌다.
남편은 항상 출근길 아내를 태워주지만, 둘은 잘다녀오라는 형식적인 인사마저 하지 않았다.
서로의 얼마 남지 않은 자존심을 걱정했다.

4주차에 이르자, 부부가 되기 전까지만 해도 서로 거의 나누지 않았던 이들의 어린시절 이야기,
특히 남편의 과거 이야기가 나오면서 상황은 조금씩 좋아지기 시작했다.
평소에 심각한 얘기는 물론, 집안의 이야기를 하고 싶지 않았던 남편의 입에서 과거 이야기가 나오면서,
아내는 그런 남편의 마음속으로 조금씩 다가가고 있었다.

8주에 가까워질 때쯤,
부부관계는 물론 스킨쉽조차 거부하던 아내에게 노력의 기미가 보였고,
둘 사이의 대화내용은 서로의 잘잘못을 따지는 것에서 벗어나
서로를 이해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었다.


연애를 했고, 같이 생활을 하고 있음에도 두 케이스 모두 서로에 대한 이해가 많이 부족했다.
"왜 상대가 이렇게 행동할까"를 묻고 알게 되고,
서로의 마음에 한발한발 다가가면서 그동안 쌓여있던 앙금과 벽이 사라졌다.

나는 사랑/결혼은 곁에서 서로의 편이 되어주겠다는 모종의 계약이라고 본다.
그리고 그 신뢰를 바탕으로 커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서로가 서로를 알아야 신뢰가 생기는 것이고,
서로가 서로를 보듬어주고 감싸주어야 신뢰가 쌓이는 것은 당연한 이치일 것이다.

주변에서 경제상황 및 주변상황이 회생하기 힘들 정도로 박살나더라도
서로의 신뢰로 버텨가며 행복을 유지하고 회복해보려는 의지를 보이는 부부도 봤고,
상황이 좋던 나쁘던 신뢰가 깨지거나 서로에 대한 앙금이 남아서 박살나는 부부도 여럿 봤다.

부부, 연인간의 크고작은 싸움은 있을 수 있는 일이다.
싸움이 싫어서 회피하는 것, 혹은 서로에게 원치않는 상처를 입히기 보다는
서로 솔직히 털어놓고 개선점을 찾는 싸움으로 발전시킨다면,
(뭐 개선점을 도저히 찾을 수 없다면 결국 헤어지는게 정답이 될 수도 있겠지만...)
그 위기가 서로 다정하게 손을 잡고 산책하는 할아버지/할머니의 모습으로 가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ps. 이글을 적고있는 나는 몇년째 솔로 생활을 하고 있다.
     (사실, 내가 감놔라 배놔라할 처지가 아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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